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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 교회에는 자실 시도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가 있다. 그곳에서 사람을 돕는 후지야부 목사.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자살 시도자들. 더 나은 삶. 자명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서로를 위해 시작한 선의의 '발버둥'은 갈등과 좌절을 낳는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는 '모리'라는 자살 시도자에게 특별한 흥미를 느꼈다. 그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목사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다. 새로 잡을 직장마저 그만 둘 정도로 타인과 관계맺기에도 미숙하다. 빚을 질 정도로 방탕한 생활도 꺼리지 않는다. 모리는 계속해서 목사를 실망시킨다. 마지막에 그는 다시 극단적인 일을 선택한다.

 

작품 속에 드러난 모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보면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뭐든 안다고 단언하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씹을 뿐인 안주 소재. 맞는 말이긴 하다. 결과적으로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모리를 위해 한마디 거들어 주고 싶다. 모리는 세상일에 서툰 거뿐이야. 분명 모리도 좋은 의도로 행동했을 텐데. 익숙지 못한 발버둥을 치느라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거라고. 열렬히 말하고 싶다.

 

내 모습이 비추어 보여서 그런걸까. 어쩌면 나에 대한 방어기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믿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자기 속마음을 내비치던 모리, 자신의 부족함에 한탄하는 목사의 모습을 담으면서, 감독도 분명 나와 같은 말을 하고 싶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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