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2021년을 함께한 42서울도 이제 끝이다. 사람이 지난날을 되돌아볼 때 후회 한 점 없을 사람은 굉장히 드물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더 생각하지는 않을 거다. 그저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과거의 일일뿐. 회한에 빠져 현재를 낭비할 이유 따위는 없다. 나는 알아버렸다. 사람이 꿈을 가진다는 의미를, 희망을 가진다는 의미를, 열정을 가진다는 의미를. 내 상대는 이제 라 피신에서 목표를 향해 내달리던, 그 시절의 나뿐이다. 나는 달린다. 나를 이기기 위해.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 교회에는 자실 시도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가 있다. 그곳에서 사람을 돕는 후지야부 목사.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자살 시도자들. 더 나은 삶. 자명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서로를 위해 시작한 선의의 '발버둥'은 갈등과 좌절을 낳는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는 '모리'라는 자살 시도자에게 특별한 흥미를 느꼈다. 그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목사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다. 새로 잡을 직장마저 그만 둘 정도로 타인과 관계맺기에도 미숙하다. 빚을 질 정도로 방탕한 생활도 꺼리지 않는다. 모리는 계속해서 목사를 실망시킨다. 마지막에 그는 다시 극단적인 일을 선택한다. 작품 속에 드러난 모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보면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뭐든 안다..
없음. 여느 때와 같은 하루. 오늘도 일어나서 열심히 목표를 피해 달렸다.
우울해 이제는 너랑 같이 있어도 재밌지 않은걸 모든 게 다 내가 나이를 먹었긴 먹었나 봐. 예전 같았으면 이러진 않았을 텐데. 슬슬 이 짓거리도 한계라는 게 느껴지거든. 웃긴 점이 하나 있는데 이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알아차렸단 거야. 나의 냉철한 감성에 환호를 보내주자. 박수 짝짝짝. 아, 어쩌면 나이가 든 게 아니라 오히려 어려져 가지고 사춘기가 다시 온 걸지도 몰라.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지. 사실 지금도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게 생각해보니깐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게 더 알맞은 거 같아. 어찌하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열심히 싸는 거밖에 없어. 내 감정을 뿌직뿌직. 우웩 하고 토해내면서. 분명 자고 일어난 뒤의 나는 자기 전의 나를 죽이고 싶어 할 거야. 자기 배설물을 ..